아시아통신 최태문 기자 | 공항 이착륙 슬롯 확보를 위해 운항하는 이른바 '유령 항공편'을 둘러싸고, 유럽의 국적항공사와 저가항공사의 갈등이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EU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공사 이착륙 슬롯* 사용률 80% 기준의 적용을 잠정 중단한 후, 2021년 동계(2021.10.31~2022.3.27) 슬롯 사용률 50%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2022년 하계(2022.3.28.~10.29)에는 64%로 상향조정할 예정이다.
이착륙 슬롯은 'use-it-or-lose-it' 방식의 기득권 인정 시스템으로 전년도 운항실적에 따라 차기연도 슬롯이 배정된다. 통상 전년도 슬롯 사용 '80% 이상' 기준 충족시 차기연도 슬롯을 유지할 수 있다.
독일 국적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차기연도 슬롯 확보를 위해 적정 탑승률 미만의 '유령 항공편' 운항이 불가피 하며, 3월까지 약 18,000편이 이에 해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벨기에 운송부장관은 EU 집행위에 대한 서한에서 현행 이착륙 슬롯 시스템이 EU의 탄소중립 정책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 슬롯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항공수요 감소, 승무원 적정배치의 어려움 등을 고려, 50% 슬롯 사용률 기준의 추가적인 완화를 촉구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80%에서 50%로 완화된 기준에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이미 반영되었다며, 소비자수요 회복과 역내 연결성 유지를 강조, 현행 기준 유지 방침을 시사했다.
한편, 최근 루프트한자 CEO가 유럽의 국적항공사들이 슬롯 사용기준 충족을 위해 다수의 유령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는 언급한 것과 관련,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는 국적항공사들이 유령 항공편 운항 대신 항공권 가격을 인하, 세금을 통해 항공사 보조금을 지원한 소비자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프트한자는 EU의 슬롯 운영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슬롯 사용의무 면제의 기준을 통일해야 한다는 취지이며, 라이언에어 등 저가항공사가 불합리하게 낮은 가격을 통해 가공의 항공수요를 창출, 온실가스 배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