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통신] 에너지 약자를 위한 에너지바우처 사업이 정부의 수요 예측 실패로 대규모 불용이 반복되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의정부시갑)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위해 편성된 예산 중 997억 원이 미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바우처는 2015년부터 에너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시행된 지원사업이다. 하절기에는 전기요금을 차감해 주고, 동절기에는 전기ㆍ도시가스 요금을 차감하거나 국민행복카드를 통해 등유ㆍ연탄 등 연료비 구매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 해 사업 기간(7월~4월) 에너지바우처 수요를 예측하여 예산을 편성한다. 이에 정부의 수요 예측 실패는 예산 부족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2022년 난방비 대란 당시 정부는 1,330억 원의 예비비를 편성하여 투입한 바 있다.
지난해 겨울에도 유사한 상황이 예상되어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 예산에 2023년 사업 기간에 사용할 예산 2,407억 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정부의 예측과 달리 997억 원이 미사용됐다. 해당 미집행 금액은 국고로 환수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2025년 예산(안)에 올해 대비 14% 증액한 4,797억 원을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수요 예측 실패를 고려할 때, 해당 예산이 전액 사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지혜 의원은 "에너지복지 정책의 효과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정확한 수요 예측과 효율적인 예산집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에너지 빈곤층의 개념을 정교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예산이 충분히 지원될 수 있도록 에너지복지 정책을 정교화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