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통신 조연정 기자 |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계절은 봄에 다 달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던 춘향은 이제 다시 깨어난다.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문화 축제인 제92회 춘향제가 5월 4일부터 8일까지 광한루원 일원과 요천에 마련된 무대에서 펼쳐진다.
코로나 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치명률은 계절독감 수준(0.05~0.1%)으로 낮아짐에 따라 지난 2년간 비대면 행사로 진행되던 춘향제도 이제 분주하게 관람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제92회 춘향제의 주제인 ‘다시, 사랑’에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담아냈다.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바뀌었지만 본질적인 것들은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다시금 코로나 19 이전에 우리가 당연시 했던 것들을 찾아내야 한다. 이번 춘향제의 주제인 ‘다시, 사랑’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어쩌면 당연히 예정되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4월에 열리는 ‘벚 꽃길 따라서’, 5월 3일에 만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출전하는 제6회 시니어 춘향 선발대회로 분위기를 고양하며 시작하는 이번 제92회 춘향제는 5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다시, 사랑’이라는 주제로 광한루원 일원과 요천에 마련된 무대에서 계속된다.
광한루원의 완월정 무대를 메인으로 하고 예촌 마당과 요천의 무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제92회 춘향제는 5월 4일 춘향제향과 함께 전국춘향선발대회를 시작으로 그 성대한 축제의 막을 올린다.
5일 어린이날에는 완월정 무대에서 개막식이 개최되고 어린이들을 위한 문화행사가 열리며 6일부터 7일까지 ‘판소리, 보물위에 서다’, ‘삼도 농악한마당’, ‘서예 퍼포먼스’, ‘스트릿 춘향·몽룡파이터’ 등의 공연이 마련되어 관객들을 기다리며 국내 최고의 국악 행사인 춘향국악대전도 7일 진행된다.
특히 ‘스트릿 춘향·몽룡파이터’는 국내 유명 댄서들에게서 춤을 배우고 있는 청소년들을 초빙하는 것은 물론 현장의 관객참여도 유도하여 즉석에서 댄스배틀을 벌이는 공연으로 최근 방송되어 큰 인기를 모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져 젊은 층의 관심과 참여가 집중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춘향제 기간 동안 요천 무대에서는 춘향제전위원회가 주최하고 재경남원향우회가 주관하는 ‘시민 어울 마당’이 준비되어 청소년에서부터 어르신까지 세대별로 신명나게 놀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진다. 이 외에도 행사기간 어울마당에서는 시민사회가 중심이 되는 공연무대도 펼쳐져 남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동호회 및 민간단체가 주축이 되어 기획하고 진행하는 공연이 계속되어 광한루원 행사와 함께 축제를 보러온 관람객들의 흥을 돋운다.
이 외에도 요천 일대에는 춘향제 기간 ‘월매주막’이라는 쉼터가 만들어져 남원시 배달 플랫폼인 ‘월매요’를 통한 스마트 배달을 통해 각종 간식거리를 먹으며 주위 경치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행사의 마지막 날인 8일에는 코로나 19 시대 이후 오랜만에 남원 시민들이 함께하는 무대인 시민화합한마당과 함께 제92회 춘향제는 폐막한다.
춘향제 기간 각종 상설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준비되어 있다. 광한루를 배경으로 춘향제와 월궁을 상징하는 포토존인 ‘광한루 달빛정원’, 광한루 경내에서 전통사회 생활을 재현하고 공연을 선보이는 ‘연희마당’, 거리에서 퍼레이드와 함께 진행되는 ‘오감퍼포먼스’, 예루원 광장에 마련되는 ‘예루원 버스킹’, 전통서당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당을 품다’,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도시 남원에서 우리의 전통의상인 한복을 체험해보는 ‘한복, 일상을 물들다’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춘향제 기간 내내 준비된다.
많은 것이 변했고, 아마도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는 100%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춘향제는 그 모습이 변해왔을지언정 91번을 이어왔고, 92번째 축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100번째를 넘어 우리 후손들에게 영원히 이어질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 축제이다.
코로나 19의 시대를 넘어 다시 시작되는 제92회 춘향제는 많은 것을 담아내지는 못하지만 변화의 중심에서 시대의 정신을 담아낼 훌륭한 축제가 될 것이다.
싱그러운 신록과 함께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미소가 가득할 5월의 광한루원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