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통신 진금하 기자 | 공주시와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에서 잇따라 유의미한 발굴 성과가 나타나면서 중장기 학술조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시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무령왕릉과 왕릉원 발굴조사를 통해 29호분의 실체를 재확인한 뒤 조사 과정에서 무덤 입구를 폐쇄하는데 사용한 벽돌을 전량 수습해 조사했다.
그 결과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라는 당시 제작자의 출신지가 기록된 명문이 새겨진 벽돌이 새롭게 확인되면서 학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정석 공주대학교 교수는 “이번에 확인된 명문전은 무덤의 조성 시기, 중국의 선진문물 수용에 있어서 백제의 국제적 감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 양나라 수도인 건업의 기술자가 참여했다는 것은 무령왕릉이 당대 최고의 기술로 축조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방형 형태의 묘실을 갖춘 석실무덤이 탄생하는 등 중국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형태의 백제문화를 완성시켜 나가는 토대를 마련했음을 입증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정재윤 공주대학교 교수는 “중국의 묘지명에서는 ‘인(人)’자가 출신지를 나타내고 있다. 건업에서 일시적으로 작업을 하기 위해 온 사람일 수도 있고, 백제에서 계속 일을 해오던 중국의 건업 출신임을 강조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백제에 귀화한 중국계 관료로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데 이러한 것이 기술자 집단에서 확인된다면 커다란 성과가 아닐 수 없으며 실제 중국인들이 백제관료로 활약했던 것은 다양하게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계의 큰 관심을 받은 새로운 명문 벽돌이 출토되면서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에 대한 중장기 발굴조사에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공주시는 지난 2019년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와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에 따른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사업 추진을 위해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중장기 학술조사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일제강점기에 조사됐지만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29호분을 포함한 남쪽으로 넓게 뻗은 정비구간을 대상으로 단계별 연차 조사를 통해 백제 왕릉의 진정성을 회복하고 고분의 올바른 복원·정비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사전 조사를 통해 기존에 정비된 7기의 고분 이외에도 추가로 고분이 존재할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특히 6호분 서쪽에 인접한 것으로 추정되는 29호분의 정확한 위치를 재확인하는 등 중심 고분군들에 대한 추가 자료를 확보했다.
시와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에 이어 물리탐사 결과를 반영해 유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추진, 왕릉원으로써 진정성 있는 정비보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