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이곳으로 다시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마. 세월은 아주
빨리 지나간단다. 혹시 우리가 다시 못 만나게 되더라도,너무 슬퍼하지
말거라! 넌 내 생애에 너무도 많은 기쁨을 주었단다. 자, 내 아들. 이젠
너 혼자 가렴,멈추지 말고!”
이미륵 저(著) 박균 역(譯) 《압록강은 흐른다》 (살림, 212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작가 이미륵의 자전적 소설로 일제강점기라는
비극적 시대를 배경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유교 가문에서 자란 소년 미
륵이 서구 문명을 접하고 결국 독일로 망명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
습니다. 평화로운 유년 시절의 추억과 3.1 운동 이후 일제의 탄압을
피해 고국을 떠나야 했던 지식인의 고뇌를 그립니다. 독일에서 독일어로
쓰인 이 작품은 당시 유럽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며 ‘동양의 정신’
을 아름답게 전했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 소설의 정점은 주인공이
압록강을 건너기 직전, 어머니와 나누는 마지막 이별의 순간입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습니
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소유’나 ‘동행’으로 정의하곤 합니다. 하
지만 어머니는 아들을 진정 사랑하기에 자신의 곁에 묶어두는 대신,
‘너 혼자 가렴’하며 압록강을 건너게 합니다.
“넌 내 생애에 너무도 많은 기쁨을 주었단다. 자, 내 아들. 이젠 너
혼자 가렴,멈추지 말고!”
어머니의 이 마지막 말에 눈물이 납니다.
이미륵은 결국 어머니를 다시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독일 땅
에서 고국의 향토색 짙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멈추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갔습니다.
아기 모세를 나일 강에 띄워 보내야 했던 어머니 요게벳의 심정도 그러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압록강을
건널 때도 계셨고, 나일 강에도 계셨습니다. 모세를 건저내어 애굽의
왕자가 되게 하시고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평
화의 도구로 삼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품으시되, 때로는 광야로 내
보내셔 훈련 시키십니다. 그 광야에도 하나님이 반드시 함께 하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창28:15)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