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우연히도 반지의 보석받이(거미 발)를 자신을 향해 손 안쪽으로
돌렸는데,이 일이 있자 그 자신이 동석한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되어
(중략) 이를 확인하게 된 그는 왕한테로 가는 사자들 속에 자신도 끼
이게 곧바로 일을 꾸며서는, 그곳으로 가서 왕비와 간통을 한 후에,왕
비와 더불어 왕을 덮쳐 살해하고서는,왕국을 장악했다고 합니다.”
박종현 역주(譯註) 《플라톤의 국가》 (서광사, 128-12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투명 인간이 될 수 있는 반지를 얻게 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
플라톤의 《국가》2권에서 글라우콘은 양을 치는 목자인 기게스가 그런
요술 반지를 우연히 획득한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그는 이른바 ‘멋
대로 할 수 있는 자유’(exousia)를 누리게 되어, 왕비와 간통하고 왕을
살해한 후 왕국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글라우콘은, 정의로운 사람까지도
그런 반지를 끼게 된다면 마구 죄악된 행위들을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반지가 두 개 생겨서 하나는 올바른 사람이,그리고 다른 하나는
올바르지 못한 사람이 끼게 된다면,그런 경우에 올바름 속에 머무르
면서 남의 것을 멀리하고 그것에 손을 대지 않을 정도로 그처럼 철석
같은 마음을 유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같이 생각됩니다.” (129쪽)
《반지의 제왕》에서 핵심 소재는 악의 군주 사우론이 소유한 힘의 반
지입니다. 아무리 선한 의도에서라도 이 반지를 끼려는 사람은 누구나
탐욕에 물들게 됩니다. 플라톤의 《국가론》에 나오는 목자 기게스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투명 반지’라는 절대적인 익명성을
손에 넣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간통과 살인을 저지르며 왕좌를 찬탈
합니다. 정의롭다고 여겨기는 사람도 반지를 얻으면 그러할 것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떠난 우리 인간들에게 죄의 본능 즉 죄성이 가득하다고
선언합니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렘17:9a)
인간은 스스로 구원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부
패한 내면과 죄를 해결하고 새 생명의 삶으로 이끌어줄 십자가의 은혜
뿐입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