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다정함을 낭비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고 지키고 싶은 사람들에게
집 중한다. 무리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 삶 속에서 나는 진짜 어른의 용
기를 배운다.”
이해인 저(著)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필름, 79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다정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다정함을 낭비(?)하지 않고 내가 사랑하고 지키고 싶은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정함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말은 건강한
경계(boundary)를 긋는다는 의미입니다.

다정함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올바른 곳에 머물 때 가장 빛나는 힘이 됩니다. 그리하여 다정
함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은 냉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더 깊고
성실하게 지켜내는 태도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지켜주고 싶은 사
람에게만이라도 끝까지 다정하다면, 우리는 이미 이 삶에서 충분히 따
뜻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공생애 동안 수많은 무리를 만나셨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시간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열두 제자를 선택하셨고, 그중에서도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특별히 가까이 두셨습니다. 이는 차별이 아니라 사명에
따른 집중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다정함도 무차별적 흩어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가정·공동체·지켜야 할 영혼에게 집중될
때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모든 이에게 똑같이 나누지 못한다고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주님 앞에서 묻고, 분별하며, 내가 사랑하고 지켜야 할 이들에게
끝까지 다정하다면,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삶의 예배가 될 것입니
다. 다정함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신앙인의 용기입니다.

“엿새 후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 형제 요한을 데리시고 따로
높은 산에 올라가셨더니” (마17:1)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