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똑한 사람은 식당에 갔을 때 숟가락과 물 잔에 때가 묻어있지 않은
지, 음식의 맛과 향이 어떤지 살피며 뾰족하게 군다.
그러나 다정한 사람은 식당에 갔을 때 상대의 자리가 더럽지 않은지
살피고, 상대의 수저와 물 잔을 챙겨준다.
똑똑한 사람은 대화를 나눌 때 상대의 말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지만,
다정한 사람은 상대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표정을 읽어가며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고르고 솎아 낸다.”
이해인 저(著)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필름, 6-7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똑똑한 사람은 자기 이름을 남기려 하고, 다정한 사람은 향기로운 기
억을 남깁니다. 똑똑한 사람은 자리에서 자신을 챙기고, 다정한 사람은
상대를 먼저 챙깁니다.
“똑똑함은 자신을 위한 지능이고, 다정함은 타인을 위한 지능이다.”(6쪽)

똑똑한 사람은 머리에 남지만, 다정한 사람은 가슴에 남습니다.
“단단한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향기로운 사람이 되는 건 더 아름
다운 일이다. 나는 부디 누군가의 기억 속에 ‘그 사람, 참 다정했지’
라고 남고 싶다.” (48쪽)

똑똑한 사람은 옳고 그름을 따지고, 다정한 사람은 기쁨과 슬픔을 나
눕니다. 똑똑한 사람은 사물의 때를 발견하지만, 다정한 사람은 마음의
얼룩을 지웁니다. 똑똑한 사람은 지혜로 세상을 해석하고, 다정한 사
람은 온기로 세상을 해석합니다.

성경은 다정함의 뿌리를 사랑이라 말합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
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고전13:4-5).

이 구절은 다정함이 단순한 성격이 아니라 성령의 열매임을 보여줍니다.
똑똑한 사람은 상대의 말에서 틀린 부분을 집어내지만, 다정한 사람은
상대의 말 뒤에 있는 마음을 읽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청하실 때(요4장), 그녀의 삶의 상처를 먼저 이해하셨습니다.

날카로운 논쟁이 아닌, 따뜻한 대화로 그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다정함입니다. 우리 시대는 똑똑한 사람이 필요하지만, 더 절
실히 필요한 것은 다정한 사람입니다. 가정에서도, 교회에서도, 일터에
서도 똑똑함이 아닌 다정함이 공동체를 세웁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