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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가상(假想) 경험 진짜 경험


지리학자 이-푸 투안 Yi-Fu Tuan 은 “경험은 위험을 극복하는 것이며
‘경험’이라는 단어는 ‘실험experimau’,‘전문가expert’,
‘위험한perilous’과 어원이 같다” 고 했다.
그는 경험은 낯선 곳으로 과감히 나아가고 불확실성과 잠재적인 위험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크리스틴 로젠 저(著) 이영래 역(譯) 《경험의 멸종》 (어크로스, 44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파도 소리를 들었지만, 그 바다에서 울지 않았습니다.
바다를 봤다고 말했지만, 파도가 내 발끝을 적시진 않았습니다.
VR로 히말라야를 넘었지만, 숨이 차오른 적은 없었습니다.

 

 

스크린은 보여주지만, 진짜 삶은 만져야 압니다. 디지털로는 꽃향기를
맡을 수 없습니다. 봄을 클릭할 수는 있어도, 봄이 되지는 못합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히말라야의 봉우리와 아마존의 강줄기,
파리의 노천카페와 사하라의 붉은 해를, 모두 스마트폰 속에서 본 것들
입니다. 눈앞에서 펼쳐졌지만, 그것은‘경험’한 것이 아니라, ‘소비’
했을 뿐입니다.

 

 

디지털 경험의 문제는 그것이 거짓이라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이 너무나 매끄럽고 완벽해서 문제입니다. 실제 여행에서
만나는 예상치 못한 비, 길을 잃는 당황스러움, 현지인과의 어색한 소
통, 이런 불편함들이야말로 경험을 의미 있게 만드는 양념입니다.
경험이란 ‘겪는다’는 말입니다. 고통도 있고, 땀도 있고, 기다림과
외로움도 따라붙는 것. 그래서 경험은 내 몸과 마음에 새겨지고, 내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지도가 됩니다.

 

 

신앙은 더욱 그러합니다.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시34:8a)
이 말씀은, 지식을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말씀은 신학이기 이
전에 몸의 언어입니다. 경험을 초대하는 말씀입니다. 눈으로 보는 것만
으로는 그분의 선하심을 알 수 없습니다.

 

 

신앙이란 ‘겪는다’는 말입니다. 눈물로 드리는 새벽기도도 있고, 무릎
꿇고 회개하는 아픔, 하나님을 기다리는 외로움과 침묵의 시간, 성도들
과의 때로는 어색하고 상처받는 교제, 이런 불편함들이 믿음을 의미
있게 만드는 비료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은 단순히 정보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맛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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