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시대에는 공감이 큰 자산입니다. 공감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인간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 인문학의 힘입니다.”
최재붕 저(著) 《AI 사피엔스》(쌤앤파커스, 445쪽) 중에 나오는 구절
입니다.

기계는 계산하지만, 인간은 공감합니다. 데이터는 답을 주지만, 인문
학은 질문을 던집니다. 인공지능은 빠르지만, 인간은 ‘왜’를 묻습니
다. 기술은 세계를 바꾸지만, 인문학은 사람을 이해합니다. 알고리즘은
패턴을 찾고, 철학은 의미를 찾습니다. 자동화는 효율을 말하지만, 문
학은 존재를 노래합니다. 디지털은 연결하지만, 인문학은 관계를 만듭니
다. 기술은 앞을 향하지만, 인문학은 깊이를 향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엔진은 기술이지만, 그 운전자는 결국 사람입니다.

그 어떤 기술도 사람을 잘 살게 하기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사람을 잘
살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건,
결국 사람뿐입니다.
AI는 말할 수 있지만 느낄 수는 없습니다. 사람을 느낄 수 있는 공감은
오직 사람만이 합니다. 세상은 빨라졌지만, 사람은 여전히 느립니다.
공감은 느린 사람을 기다려 주는 마음입니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잠시 다른 이름으로 숨 쉬는 일입니다. 내 삶이
아닌 누군가의 하루를 빌려, 조용히 그 마음 속에 머무는 체험입니다.
한 권의 책을 펼치면, 낯선 눈동자가 내 시선을 빌려 세상을 봅니다.
그 눈으로 울고, 웃고, 흔들리며, 익숙하지 않은 고통과 기쁨에 물듭니다.

현실에선 바람처럼 스쳐갈 감정들이, 활자 속에선 꽃처럼 피어 천
천히 머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타인을 판단하기보다 이해하는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 읽는다는 것은, 곧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책장을 넘기며 타인의 삶을 품는 사람이 되어 갑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롬12:15절)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