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기업이든 직원을 승진시킬 때에는 시험이라는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다(중략). GE의 문제는 경제서적이나 경영이론서에서 출제되지
않는다. 한번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느낌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었
다(중략). 잭 웰치의 진정한 의도를 눈치챈 사람들은 이 문제에 심오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직원이 사회심리를 파악하는 능
력을 포함해서 관리자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심성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왕중추 저(著) 허유영 역(譯) 《디테일의 힘》(올림, 79-80쪽) 중에 나
오는 구절입니다.

문학작품에 나오는 수많은 인간 군상들은 인간을 이해하는 데 좋은 간접
경험을 줍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은 한 권의 문학 속으로 들
어가는 것입니다. 살아보지 않아도 살아볼 수 있는, 그것이 문학의 힘
입니다. 주인공의 눈물에 울고, 악인의 욕망에 숨 막히며, 우리는 낯선
삶에 잠시 입주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마음의
근육이 자랍니다. 문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최고의 시뮬레이션입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나 아닌 누군가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만듭니다.
“세계적인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도 정확하게 헤아리지
못하면서 어떻게 한 기업의 관리자로서 수많은 직원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을까? 만일 직원들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간 중심’의
관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 된다.”(80쪽)

최재붕 교수는 《AI 사피엔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는 공감이 큰 자산입니다. 공감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인간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 인문학의 힘입니다.”(45쪽)

하나님은 우리를 더욱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하여 인간의 땀 냄새 나는
세상으로 오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성육신입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
님은 성전에만 계시지 않았습니다. 시장통 냄새, 마을 이야기 속에 계
셨습니다. 인문학은 사람의 이야기, 땅의 이야기입니다. 사람과 땅을
모르면 사랑할 수도, 복음을 제대로 전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인문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1:14)
<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