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 앙투아네트 하면 떠오르는 그 말(중략).‘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요!’(중략) 하지만 이는 대표적인 가짜 뉴스입니다.”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 저(著) 《벌거벗은 세계사 ‘인물편’》
(교보문고, 289-290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18세기 프랑스의 마지막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오늘날까지도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는 말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이 말은 당시 사회 불만을 폭발시키기 위해 혁명 세력과 반왕정 언론이
만든 ‘가짜 뉴스’였습니다. 18세기 말 프랑스는 7년 전쟁과 미국 독
립전쟁 지원으로 국가 부채가 급증하여, 재정 파탄과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흉작으로 빵값이 폭등, 민중 불만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베르사유 궁전에서의 화려한 연회, 고가의 의상·보석 소
비로 인해 민중들의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오스트
리아 합스부르크 가문 출신으로 14세에 루이 16세와 결혼해 왕비가 되
었는데, 외국인 출신이라는 점과 사치스러운 생활로 반감이 컸습니다.

빵을 달라면서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자 그녀는 “빵이 없으면 브리오슈
(고급 달콤빵, ‘케잌’으로 번역)를 먹으면 되지 않나?”라는 발언을
했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 문구는 장 자크 루소의
『고백록』에 나오는 것으로, 이미 세상에 돌아다니던 말입니다. 시기
상으로 보면 앙투아네트가 프랑스에 오기 전입니다. 즉 그녀가 한 말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사실화’ 되어 프랑스 혁명에 불길을
일으키는 역할을 합니다.

“바스티유 습격으로 프랑스 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이후
마리 앙투아네트를 향한 가짜 뉴스는 더욱 악랄하고,노골적이며, 외
설적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285쪽)

사람들은 ‘사실’보다 ‘분노를 자극하는 이야기’를 믿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혁명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단두대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가짜 뉴스’는 단순한 오해를 넘어, 사람의 평판을 무너뜨리고, 사
회를 분열시키며, 때로는 한 사람의 생사를 바꿔놓습니다.

“너는 거짓된 풍설을 퍼뜨리지 말며 악인과 연합하여 위증하는 증인이
되지 말며” (출23:1)
<겅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