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통신 김용환 기자 | 겨울, 신창진은 백만이랑 돌아서 흘러내린 강물이 옛날 범선 입출항이 잦았다는 곳에서 서해와 만나려 숨을 고르고 있다 잔잔한 수면 위로 저녁노을이 솟아나자 가물거리는 땅거미는 불씨로 여기는 듯 화로 인두로 꼭꼭 누르는 모양새 동심원 탁자에 만찬을 즐기던 기러기는 고각도로 가뿐히 뛰어올라 사선을 그으며 기륵기륵 갯벌 쉼터를 찾아 나서는데, 격동기 세월을 보낸 구순의 새창이 다리 검게 삭은 철골에 의지한 채 어선 추진기 소리에도 놀라워한다 한때 낚시꾼 풍어 이야기로 겨울밤이 짧기만 했던 포구는 이제 아스러지도록 그리움을 엮는 갈대밭이 매력포인트 짠 바닷물의 적응 준비를 끝낸 강물이 다릿발을 부둥켜안고 이별하는 신창진에 갈대밭 틈새로 저녁노을이 붉게 타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