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여자는 안 먹고 안 입으며 허리띠를 졸라댔습니다. 그 결과 마침내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됐습니다. 여자는 너무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집에 놀러갔더니 거기는 화장실이
두 개였습니다. 여자는 또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사는 것처럼 살려면 화장실이 적어도 두 개는 있어야지.’
(중략) 여자는 다시 안 먹고 안 입으며 허리띠를 졸라매서 드디어 다시
화장실이 두 개인 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참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못 가 이 여자는 너무너무 고생한 끝에 그만 병이 들어
죽고 말았습니다. 그 사람은 평생 화장실 두 개짜리 집을 위해 살다가
죽은 사람이 되고 만 것입니다.”
송길원 저(著) 《나는 해피홈으로 간다》 (규장, 261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고대 이스라엘이 왕정이 되기 전 사사 시대가 있었습니다.
사사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사회적 위기 순간에 백성들을 외세로부터 구원하는 역할입니다.
두 번째는, 평화의 시대에는 백성들을 재판(샤파트)하는 역할입니다
(삿4:5). 고대 근동 사회에서 ‘재판’은 법정에서 죄의 유무를 가리는
행위뿐 아니라 여러 민원 해결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이 다양한 문제로
찾아오면 사사는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어찌보면 목회 사역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참 소중한 사명을 가진 사사이지만,
그 사명을 다 잃어 버리고 개인의 사욕 속에 산 사사들이 있습니다.
9대 사사인 입산은 아들 30명과 딸 30명,총 60명의 자녀가 있었습니다.
“...입산이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었더라. 그가 아들 삼십 명과 딸 삼십
명을 두었더니 그가 딸들을 밖으로 시집 보냈고 아들들을 위하여는 밖
에서 여자 삼십 명을 데려왔더라. 그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지 칠
년이라. 입산이 죽으매 베들레헴에 장사되었더라.” (삿12:8-10)

한 여인이 어떻게 60명의 자녀를 낳을 수 있겠습니까? 수 많은 처첩이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성경이 입산의 아들 딸들이 몇 명이나 있었다는
것을 일부러 말하는 것은 본을 보여야 할 사사의 타락상을 보여 주기
위함입니다. 또한 당시 하나님의 규례 가운데 하나는 ‘이방인과의 결혼
금지’였습니다. 그런데 입산은 하나같이 이방인 며느리와 사위들만 봤
습니다. 좋은 사윗감과 며느릿감을 구하느라 하나님이 금하신 이방인
까지 기웃거리며 온 인생을 다 썼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정략 결혼으로
자신의 정치적 경제적 위치만 확고히 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는 의
미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귀한 사명을 받은 사사가 자신의 사사로운 일을 위해 하나님이
금하신 일까지 저지르며 살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할 말이 없는 인생입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