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에 칼 메닝거는 드린스턴 신학교의 스톤 강연Stone Lectures에
초청을 받았다. 그때 그는 많은 신학생들이 자신의 직업에 회의적인 태
도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메닝거는 그들이 회의를 품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죄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케빈 벤후저, 오언 스트래헌 공저(共著) 박세혁 역(譯) 《목회자란 무
엇인가》 (포이에마, 26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저명한 정신심리학자 칼 메닝거가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강의를 했는데,
신학생들이 회의에 빠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죄’라는
말이 사라짐에 따라 악에 대한 책임 소재 역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전에는‘죄’(예를 들면,폭식)라고 간주되던 많은 비정상적 행동이
이제는 내재된 심리적,사회적 조건의 증상으로 간주되며,다른 행동들
(예를 들면,혼전 동거)은 사회적으로 널리 용인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죄로 분류되지 않는다(중략). 이처럼 악의 책임이 죄로부터 증상
으로 이동했다는 것은,이제 사람들이 문제를 이해하는 이들에게서 도
움을 구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음을 뜻한다. 문제가 더 이상 죄가 아니라
내재된 심리적,사회적,심지어는 생물학적 조건이라면,‘목회자가
어떤 독특한 도움을 줄 수있을까? 목회자가 어떤 독특한 서비스를 제
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26-27쪽)
즉, 전에는 당연히 ‘죄’라고 여기던 일들을 언제부터인가‘증상’이
라고 부르면서, 죄의 일을 다루어야 할 신학생들의 사역이 의사나 심리
학자에게로 넘어가면서 신학생들이 허탈감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죄’라는 말을 싫어하는 인간들은 하나님이 ‘죄’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사회 심리학적 용어로 바꾸어 무슨 무슨 ‘증상’이
라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독약이 든 병이 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독약’이라고 분명히
표기해야지,‘먹지 않으면 좋을 약’ 이라든지 ‘먹으면 좋지 않은 약’
등으로 표식해서는 안됩니다. 심지어 고상하게 보이려고 영어로
“데인져(Danger)”라고 표식했다면 영어가 짧은 사람은 ‘단거’로 읽
어서 낼름 먹을 수도 있습니다. 죄는 죄입니다. 그 어느 시대를 만나도
죄를 죄로 말하고 회개의 중요성을 선포하는 일은 목회자의 가장 중요한
사명 중의 하나입니다.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노
라.” (눅5:32)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