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우리에게 주관적 판단으로 함부로 남을 심판하지 말라고 촉구
하지만, 소셜 미디어는 인류의 역사에서 전에는 불가능했던 속도로 남을
평가하고 심판하라고 조장한다. 종교는 느리게 분노하고 빨리 용서하
라고 충고하지만, 소셜 미디어는 정반대로 행동하라고 권한다.”
조너선 하이트 저(著) 이충호 역(譯) 《불안 세대》(웅진지식하우스,
322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조너선 하이트 교수는 스마트폰이 종교의 영성 생활을 방해하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한 후에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
“모든 인간의 마음에는 ‘신의 모양을 한 구멍’이 있다. 혹은 적어도
많은 사람은 의미와 연결, 영적 고양을 갈망한다. 하지만 휴대폰 기반
생활은 그 구멍을 하찮고 저열한 콘텐츠로 채울 때가 많다.”(323쪽)
파스칼의 「팡세」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갈증과 이런 무능력이 우리들에게 소리치는 것은 무엇인가?(중략)
눈앞에 존재하는 것들 속에서 얻지 못하는 도움을 존재하지 않는 사물들
속에서 얻으려고 찾으면서,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로 메워
보려고 쓸데없이 노력하지만 전혀 그럴 수가 없다는 것(중략), 신 자
신에 의해서가 아니면 메워질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훗날의 학자들은 이것을 ‘파스칼의 빈 공간’이라고 하였습니다.
인간에게는 하나님이 아니고서는 채울 수 없는 고독의 빈 공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조너선 교수가 말하는 ‘신의 모양을 한 구멍’과
같은 것입니다. 이 빈자리는 하나님 만으로만 채울 수 있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저열한 내용들로 이 자리를 메꾸려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영원을 사모하는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영원’이 해결되지
않은 ‘오늘’은 늘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존재론적 불안이 가득합니다.
영원의 문제는 그 무엇으로도 풀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 안에 있을
때 영원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
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전3:11상).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