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 "덕유산 겨울(향적봉 가는길)"> 김광부 기자
“그에게는 어떠한 ‘특별한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정상적’이
었거나 ‘평범’했다.”
한나 아렌트 저(著) 김선옥 역(譯)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사, 36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전북 무주, "덕유산 겨울(향적봉 가는길)"> 김광부 기자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600여만명이 학살당했습니다. 아돌프 아이히
만은 당시 나치 독일 친위대 장교로, 독일 점령하의 유럽 각지에 살고
있던 유대인의 체포, 강제 이주, 살해 등 유대인 학살에서 ‘최종해결
책’을 수립하고 지휘 집행한 악마같은 자입니다. 종전 후 독일의 산골
마을에 들어가 벌목공 행세를 하며 지냈고, 포위망이 점점 좁혀오자 이
탈리아를 거쳐 아르헨티나로 도망갔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
레스 근처의 자동차 공장에서 기계공으로 은신해 있던 그는 이스라엘
비밀정보부 모사드의 끈질긴 추적 끝에 체포되어 이스라엘로 압송되어
세기의 재판을 받았습니다.
<전북 무주, "덕유산 겨울"> 김광부 기자
과연 그는 어떤 악마의 모습을 하고 있는가? 사람들은 흔히 악인은 평
범한 시민과는 전혀 다른 끔찍한 괴물이고, 그의 악행은 철저하게 의
도된 결과라고 믿습니다. 전후 독일과 연합국 모두에서 히틀러로부터
아이히만에 이르는 인물들을 지옥 저 깊은 곳에서 온 야수들로 보았습니
다. 한편으로 악마의 화신을 상대해서 거둔 승리는 훨씬 더 영광스러워
보입니다. 그러나 법정의 아이히만은 동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중년
남성이었습니다.
<전북 무주, "덕유산 겨울(향적봉 가는길)"> 김광부 기자
외모와 말투조차 저지른 범죄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평범했습니다. 정신과 의사 여섯 명이 아이히만의 정신 상태를 점검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그중 한 의사는 ‘적어도 내
상태보다도 더 정상이다.’라고 말했을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한 교도
관이 그에게 당시 외설적인 내용이라고 문제를 일으킨《로리타(Lolita)》
를 보여주었더니, 그는 ‘아주 불건전한 책’이라고 비판하며 교도관
에게 화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전북 무주, "덕유산 겨울"> 김광부 기자
그는 이렇듯 평범했습니다. 유대인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나치 전범
아이히만의 재판을 직접 목격하면서 ‘악의 평범성’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그는 눈앞에 보이는 명백한 사실 자체에 주목합니다. ‘악행’
이란 악마 같은 괴이한 존재가 아닌, 평범한 인간도 행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전북 무주, "덕유산 겨울"> 김광부 기자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벧전5:8)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전북 무주, "덕유산 겨울"> 김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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