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중견그룹 곳곳에서 경영권과 재산 상속을 둘러싼 이전투구(泥田鬪狗)로 세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가운데, 총수일가의 개인회사들의 내부거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마음을 상하게 한다. 이들 총수 일가 개인회사들은 100% 지분이 총수일가 출연으로 형태로는 개인회사지만 '계열사 아닌 계열사'등록서 그룹의 어마 어마한 뒷 배경을 무기로 삽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규모기업집단 가운데 총수일가 지분이 100%이면서 지난해 그룹 계열사와 직거래를 한 곳은 50개 기업이다. 이들 50개사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6조 413억원이었다. 이 중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은 1조 8,591억원으로 30,8%를 차지했다.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신규 진입한 대방건설의 경우 내부거래액이 1조원 벽을 뛰넘었는데 이는 전년의 6,559억원에 비해 급증세를 보인 것이다. 2년 이상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해 있는 업체들의 지난해 내부거래 규모도 상당 폭 증가했다. 현대 머티리얼은 잔년에 계열 현대비앤지스틸의 상품중개 및 운송일감을 받아 135억원(전체 매출의 6,2%)의 매출을 올렸다. 2019년엔 내부거래액이 99억원(전체의 4,9%)였다. LG家 였던 허창수 회장과 그의 가족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GS네오텍은 지난해 내부거래로 60억원(매출액의 1,4%)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87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155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와 그의 여 동생 및 아들들이 소유하고 있는 '승산'은 내부 거래액이 10억원(전체 매출의 4,2%)였지만 역시 지난해 110억원을 배당했다. 상황이 이 지경임에고 '개인화사'를 이끌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궁금한 대목이다. 하림그룹회장의 2세가 운영하는 개인회사 올품은 54억원의 매출(전체의 1,8%)을 기록했는데 이 회사도 지주회사인 하림지주의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다. 애경그룹 정영신회장과 그의 자녀들은 개인회사 에이케이아이에스를 소유하고 있는 데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의 69,7%에서 지난해에는 79,4%로 높아졌다. 이 회사는 지주회사AK홀딩스의 지분 10,37%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공시 대상기업집단으로 새로 지정된 대방건설은 대방그룹 총수 일가 지분율 100%인 개인회사 3곳을 통해 총 1조 355억원의 내부거래실적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의 최대 특성은 '자수성가(自手成家)'스타일이다. 고생해서 일궜기 때문에 모은 재물과 기업들을 아끼는 마음은 100% 공감한다. 하지만 일가가 앞장서 내부거래에 혈안이 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공정한 거래의 '룰'에 어긋날 수 있을뿐더러 이렇듯 정도 이상으로 감싼 결과가 '재산 싸움" ' 헤게모니 싸움'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을 필히 기억해 뒀으면 한다. 돈 앞에선 '성인군자'도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