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貸付業)하면 '수전노'와 '고리대금', 조직폭려배 등이 연상된다. 서민들이 급한 상황에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막다른 선택'을 해야하는 돈 구하는 방법으로 알려진 것이 '대부'이다. 산업은행은 이같은 부정적 이비지를 말끔이 털어내기 위애 그동안 수년 째 '단계적 정리 수순'을 밟아 왔다. 내년 1월이면 이 정리 작업을 100% 끝내고 대부업대출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산은캐피탈의 '대부업대출 관리 방안'을 최근 국회에 보고했다. 국회보고는 지난해 국정감사의 지적 사항에 대한 '이행 상황'을 위한 절차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원회의원들은 "국책은행 자회사가 대부업체의 전주(錢主) 역할을 하고 있다는 여론이 비등하다"며 "'산은 캐피탈의 대부업체 대출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산은 캐피탈은 이에 따라 신규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을 줄이면서 마지막 수순을 밟아왔다. 산은캐피탈의 대부업체 대출 잔액은 2017년 707억원에서 2018년 659억원, 2019년 299억원, 2020년 144억원으로 줄인 끝에 남은 144억원을 내년 1월까지는 다 털어내고 100%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어찌보면 산업은행의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은 과거 우리 금융사의 잔재(殘滓) 랄 수 있다. 과거 서울 명동은 '사금융의 메카'였다. 세간의 모든 '큰 돈놀이'는 명동에서 다 이뤄졌었다. 산업은행은 바로 그 명동의 초입에 자리잡고 있던 전통적 금융기관이었다. 대부업자들과의 오랜 교분(?)이 오늘까지 이어져 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