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런 공장에는 취업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 "외국인이 없어 불법체류자라도 써야할 판인데 그것 조차 불가능하다" 중소기업들이 사람을 구할 수 없다며 성질이 날대로 난 듯 싶다. 김포의 한 중소기업 사장은 이런 상황임에도 정부가 주52시간제를 강행한다는 것은 결국 영세중소기업인들에게 문을 닫으라는 것과 같은 뜻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5일 중소기업 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5인 이상 50인 미만 기업은 2019년 기준 51만 6,000곳, 종사자는 555만 2,000명에 달한다. 이미 주 52 시간제가 시행된 종사자 50~299인 사업체가 2만 7,232곳, 종사자 280만 명이었것과 비교하면 적용대상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국내산업의 기반인 제조업은 13만6,000개 사업장에 근로자 169만 1,000명이 주52시간제 범위에 포함된다. 양 옥석 중소기업 중앙회 인력정책 실장은 "영세한 50인 미만 제조업체는 주52시간제를 준비할 여력이 전혀 부족해 생존의 기로에 놓여있다."고 강변했다. 실례로 경기 북부에서 30여명의 직원을 두고 27년째 작은 철강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K사장은 오는 7월 주52시간 근무제가 예정대로 확대 시행되면 사업을 접겠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맞추려면 설비를 멈췄다가 다시 가동해야 하는데 라인 정상화에 소요되는 시간이 오래 걸려 도저히 납기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52시간제가 시행되면 더 이상 납품주문을 받을 수도 없고 자칫 클레임을 받아 배상책임을 다 뒤 집어 써야할 처지이기 때문에 더 이상 영업을 지속할 수가 없다고 푸념했다. 업종 특성상 주야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하는 금형, 도금 등 '뿌리 산업'은 근로시간 단 축으로 인해 체감하는 부담이 너무나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남 밀양의 금속 열처리 업체 A사장은 "제도 시행 전부터 주.야48시간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며 "2 교대에서 3교대로 근무행태를 바꿨지만 추가 인력을 구하지 못해 가동률이 50%로 곤두박질쳤다"고 분개한다. 업계와 중소기업 중앙회는 이와같은 영세기업들의 실태를 정부가 다시 한번 꼼꼼히 파악하고 난 후에 주52시간제의 시행여부를 재차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