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성어기를 맞이했음에도 꽃게가 없다. 경매 붙일 물량이 없어 공판장도 썰렁하고 예전 같으면 그득했을 漁식당 수족관도 맨 바닥을 드러냈다. 원래 꽃게란 이름은 벚꽃이 필 때(4월)에 나와 아카시아 꽃이 피는 6월에 사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아카시아 피기까지 아직 훨씬 남았는데 벌써부터 떠나간 모 양이다. 올 봄의 이상고온 때문에 꽃게들이 일찍 떠나는지, 아니면 못 보는 동안 중국 쌍끌이 어선들이 싹쓸어 갔는지 자세한 연유는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서해 꽃게가 주위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인천수역에서 나오는 꽃게는 전국 생산량의 20~25%를 점해 왔다. 인천수협경매물량은 지난 7일 4,7톤, 8일 1,2톤, 9일도 5톤에서 크게 못미치는 물량이 거래됐다. 예년에는 평균 10톤을 웃돌았다. 해양수산부 소속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21일 '인천해역 올봄 성어기 꽃게 생산량 평년 수준 예상'이란 제하의 보도 자료를 통해 "올해 처음으로 AI기반 수산 자원 예측 모델을 활용했다며 올해 인천해역의 봄성어기 꽃게 생산량을 지난해 727톤보다 증가한 1,100~ 1ㅡ300톤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 예측과는 전혀 딴판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생산량이 줄자 꽃게 값이 급등하고 있다. 9일, 이마트에서 거래 되고 있는 꽃게 판매가는 100g 당 4,98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1% 올랐다. 매장 관계자는 다음 주에는 5,000원선 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귀뜸해 준다. 꽃게의 맛은 봄철이 제격이라는데 올해엔 꽃게 맛 보기가 쉽지 않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