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피고 지고
봄기운 완연한 사월에
함께 피고 지는 취향이
꽤나 독특한 꽃
낮에는 연분홍 햇살을
꽃송이에 듬뿍 담아놓아
꽃잎이 곱게 물들고
밤에는 하얀 달빛이
꽃잎을 흠뻑 적시니
무수한 잔별로 깨어나네
며칠 머무는 세상살이는
고독을 모른 채 어여쁘게
군무(群舞)하는 공연 기간
때맞춰 얄궂은 비바람이
나락으로 내몰아도
어우러진 삶이 좋은 것을
단호한 듯 시원스럽게
함께 피고 지는 벚꽃
어찌 참다운 벗이 아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