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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프리젠테이션의 여백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무언가를 자꾸 채우려 합니다.  빈 곳을 불편해
하죠(중략).  그 동안의 제 경험으로 판단해보면 발신자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을 하는 30초보다, 수신자가 생각할 여백이 들어 있는 30초가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유병욱 저(著) 《생각의 기쁨》(북하우스, 142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한 장을 숫자와 도표와 글자로 빼곡히 채운 프레젠테이션을 아직도 자주
봅니다. 그 한 장을 띄워놓고 발표자는 하고 싶은 말을 전부 쏟아냅니
다. 듣다 보면 저걸 누가 다 따라갈까 싶습니다.

 

 

그 반대편에 스티브 잡스가 있습니다. 한 장에 한 줄, 그리고 장과 장
사이에 넉넉한 침묵. 듣는 사람이 생각하며 따라올 시간을 주는 것입니
다. 프레젠테이션이 곧 실력인 광고회사들이 어느 순간 일제히 이 방
식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시장에서 그게 더 잘 통했기 때
문입니다.

 

 

빈틈에는 중력이 있습니다. ‘말 없는 자는 상대를 수다쟁이로 만든다’
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가 쉼 없이 말하면 내 말이 끼어들 자리가 없지
만, 그가 조용히 듣고만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 틈을 메우려 듭니다.
대화만 그런 게 아닙니다. 영화든 노래든 소설이든, 들어올 자리를 내
어주면 사람은 기어이 개입합니다. 그리고 개입하는 순간, 그것은 ‘내
얘기’가 됩니다.

 

 

하나님도 여백을 아는 분이십니다. 천지를 엿새 만에 다 지으시고 이레
째는 아무것도 채우지 않으셨는데, 그 빈칸의 이름이 바로 안식일입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시46:10).
이 구절에서 ‘가만히’, 그것이 곧 여백입니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여백은 아무것도 없는 자리가 아니라, 내가 비켜서서 하나님께 자리를
내어 드린 자리입니다.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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