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통신]

법 조문을 뜯어보면, 확정된 것과 확정되지 않은 것의 간극이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8월 25일 오후, 세종청사 15동 대강당에서 「치유관광사업자 등록제」 지자체 설명회를 개최한다. 전국 지자체 담당공무원과 RTO, 사업자들이 모여 등록 업무와 전문인력 교육 체계를 듣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치유관광산업법 제정의 의의를 발제하고, 담당사무관이 등록업무절차를, 한국관광공사가 전문인력 교육체계를 안내한다.

문제는 시차다. 이 법은 이미 지난 4월 9일부터 시행 중이다(법률 제20920호, 2025. 4. 8. 제정). 법제처가 밝힌 제정 취지는 분명하다. 치유관광자원을 활용해 국민의 신체적ㆍ정신적ㆍ사회적 건강의 회복과 증진, 삶의 질 향상,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것. 그런데 정작 그 법을 현장에서 집행할 지자체와 사업자를 상대로 한 첫 설명은 시행 후 넉 달이 지나서야 나온다. 새로운 등록제가 시행되면 곧바로 등록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정작 “어떻게 등록하라”는 안내는 시행 후 넉 달이 지나서야 나온 것이다. 치유관광사업자로 등록하려면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인력을 반드시 고용해야 한다는 조항과 치유관광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해야 한다는 조항, 치유관광서비스 프로그램 운영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조항은 이미 확정되 사안이다. 사업자들에게 남은 가장 큰 물음표는 "그 전문인력 자격증은 누가 어떻게 취득하는가?'로 집중된다.
이미 확정된 것들
법과 시행령을 보면 뼈대는 이미 촘촘히 세워져 있다. 치유관광사업자 등록 요건은 서비스업의 경우 치유관광 프로그램 1개 이상 상시 운영, 시설업의 경우 2개 이상 상시 운영으로 구체적 수치까지 정해져 있다(법 제8조~제11조, 시행령 제6조ㆍ별표1). 우수치유관광시설로 인증받으면 그 유효기간은 인증서 발급일로부터 3년이다(시행령 제7조ㆍ제8조). 정부와 지자체 사이의 역할 분담도 이원화돼 있다 — 문체부는 공공기관ㆍ비영리법인을 치유관광산업 전문지원기관으로, 시ㆍ도지사는 지방자치단체 출자ㆍ출연기관을 치유관광산업 지원센터로 각각 지정할 수 있다(법 제13조 등, 시행령 제11조~제13조). 흥미로운 대목은 협력체계 구축 대상에 "치유관광 관련 학부ㆍ학과가 설치된 학교"가 명시적으로 포함된다는 점이다(법 제7조, 시행령 제5조) — 대학이 산업 생태계의 공식 파트너로 법에 못 박힌 셈이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 — 그리고 이게 진짜 쟁점이다
반면 업계가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 즉 전문인력을 누가 어떻게 양성하고 자격을 부여하는가는 법에 틀만 있고 알맹이는 비어 있다. 법 제13조부터 제18조까지 "전문인력의 양성"이 규정돼 있고, 시행령 제15조는 그 위임을 받아 "전문인력 양성기관"의 지정 기준과 절차를 정하는데 — 정작 지정 유효기간(5년)만 정해졌을 뿐, 어느 기관이 언제 그 지정을 받게 될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문체부가 2026년 3월에 「2026 치유관광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정 개발」 사업을 별도로 발주한 것을 보면, 양성기관이 가르칠 커리큘럼조차 이제 막 설계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법은 사업자에게 "자격증 가진 사람을 고용하라"고 명령해 놓고, 그 자격증을 발급할 기관과 시험 체계는 아직 만드는 중이다.
앞서 시행된 치유농업사 제도도 같은 패턴을 밟았다. 2급 자격은 정기 시행 중이지만 상위 1급 시험은 법 시행 후 한참 지나서야, 그마저 "세부사항 개정 중"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시작됐다. 큰 틀(법)이 먼저 서고, 그 틀을 채울 실행 체계는 한참 뒤에야 따라오는 익숙한 순서가 치유관광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8월 25일, 40분에 걸려 있다
문체부가 지난 7월 23일 마련한 설명회 계획서에 따르면,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다.
| 시간 | 내용 | 비고 |
|---|---|---|
| 13:40 ~ 14:00 (20') | 참석자 등록 | |
| 14:00 ~ 14:05 (5') | 인사 말씀 | 융복합관광과장 |
| 14:05 ~ 14:20 (15') | 치유관광산업법 제정의 의의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
| 14:20 ~ 14:40 (20') | 치유관광사업자 등록 업무 설명 | 담당 사무관 |
| 14:40 ~ 14:50 (10') | 치유관광 전문교육 안내 | 한국관광공사 |
| 14:50 ~ 15:30 (40') | 질의응답 | 담당사무관, 문광연, 공사 |
| 15:30 ~ 15:35 (5') | 마무리말씀 | 융복합관광과장 |
전체 115분 중 등록ㆍ인사ㆍ마무리를 뺀 실질 프로그램 90분 가운데, 절차와 교육 안내에는 45분이 배정된 반면 질의응답에는 그와 맞먹는 40분이 잡혀 있다. 배정 시간 자체가 이번 사안의 무게중심이 절차 안내가 아니라 현장의 질문에 있다는 걸 말해준다. 다음 질문에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번 설명회는 "설명"이 아니라 "해명"으로 끝날 것이다.
-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은 언제, 어떤 기준으로 이뤄지는가?(시행령 제15조의 구체적 시행 시기)
- -전문인력 자격시험은 언제 첫 시행되는가?
- -관광통역안내사ㆍ임상심리사 등 기존 국가자격 소지자의 경력 인정ㆍ시험 면제가 있는가?
- -1인 창업자가 별도 고용 없이 본인이 직접 자격을 취득해 요건을 채울 수 있는가?
치유관광이 법 제정 취지대로 국민 건강과 국가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려면, 법의 속도와 제도의 속도가 더는 벌어져선 안 된다. 그 간극을 메울 첫 신호가 8월 25일 나올지, 업계의 시선이 세종으로 향한다.
글 이용근, 국립공주대학교 스마트의료웰니스관광 대학원 교수, tour114@kongj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