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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본의 몰락》이 한국에 던지는 경고 — “패권 전쟁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

 

세계를 지배했던 일본 반도체는 왜 무너졌을까?

《일본의 몰락》이 한국에 던지는 경고 — “패권 전쟁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

 

1980년대 일본은 세계 전자·반도체 산업의 최강자였다.

일본 기업들은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보였고,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상징했다.

그러나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세계 반도체 패권의 지도는 크게 달라졌다.

그토록 강했던 일본은 왜 반도체 주도권을 잃었을까?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현재 세계적인 반도체 강국인 대한민국은 일본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이명찬 저자의 《일본의 몰락》(이든하우스)은 일본의 반도체·디지털 산업이 세계 정상에서 밀려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한국 산업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 1980년대,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반도체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한때 세계 시장을 압도했다.

강력한 제조업 기반과 기술력, 기업들의 장기적인 투자, 정부와 산업계의 협력 등을 바탕으로 일본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전자제품과 반도체, 정밀기계 등에서 일본의 경쟁력은 막강했다.

당시에는 일본이 미국마저 넘어 세계 기술산업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역사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세계 정보기술 산업의 중심이 PC와 인터넷, 소프트웨어, 모바일과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기존 성공방식만으로는 새로운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 성공이 오히려 변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일본의 몰락》을 통해 생각해볼 중요한 화두는 **‘성공의 역설’**이다.

기업과 국가가 오랫동안 성공하면 자신을 정상으로 끌어올린 방법에 대한 확신이 강해진다.

문제는 산업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는데도 과거의 성공방식을 고집할 때 발생한다.

반도체와 디지털 산업은 특히 변화가 빠르다.

기술의 중심이 이동하고 새로운 시장이 등장하면 기업은 끊임없이 기존 사업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

어제 세계 1위였다는 사실이 내일의 세계 1위를 보장하지 않는다.

이것이 기술패권 경쟁의 냉혹한 현실이다.

■ 반도체 전쟁은 기업들만의 싸움이 아니다

오늘날 반도체는 단순한 전자부품이 아니다.

인공지능, 스마트폰, 자동차, 로봇, 데이터센터, 우주항공, 통신 등 거의 모든 첨단산업의 기반이다.

따라서 반도체 경쟁은 기업의 시장점유율 경쟁을 넘어 국가의 경제·안보 전략과 직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각국이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과 생산기반 확보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반도체는 21세기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전략산업 가운데 하나가 됐다.

■ 일본의 몰락은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없다

일본 반도체의 쇠퇴를 특정 정책이나 한 번의 잘못된 선택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국제 통상환경의 변화, 산업구조 전환, 기업의 전략적 선택, 새로운 기술과 시장에 대한 대응, 세계 공급망 재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중요한 것은 ‘누가 일본을 무너뜨렸는가’를 찾는 데 있지 않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세계 최고였던 산업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그 질문이 바로 대한민국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 한국도 영원한 반도체 강국은 아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구축했다.

그러나 과거 일본이 세계 정상에 있었듯 현재의 위치 역시 영원히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경쟁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메모리뿐 아니라 AI 가속기, 첨단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설계 생태계, 첨단 패키징, 소재·부품·장비 등 전체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대만, 일본, 유럽 등이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이 일본의 과거를 바라봐야 하는 이유는 일본의 실패를 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 AI 시대에는 산업의 경계까지 무너진다

앞으로의 경쟁은 ‘반도체 회사끼리의 경쟁’만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에너지, 로봇, 자동차, 소프트웨어가 하나의 거대한 산업생태계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경쟁력 역시 개별 기업 몇 곳의 성과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인재를 얼마나 길러내는가.

연구개발에 얼마나 장기적으로 투자하는가.

창업기업이 새로운 기술에 도전할 수 있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학과 연구기관이 얼마나 강력한 생태계를 형성하는가.

그리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얼마나 빠르게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는가가 중요해진다.

■ 대한민국이 일본에서 배워야 할 것

《일본의 몰락》이 한국 독자에게 의미 있는 이유는 결국 **타산지석(他山之石)**에 있다.

세계 1위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어렵지만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욱 어렵다.

따라서 한국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기보다 다음 산업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우리는 AI 반도체 시대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메모리 이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준비하고 있는가?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한국에서 연구하고 창업하고 싶어 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는가?

정부 정책은 기업의 혁신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향후 10년, 20년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을 결정할 수 있다.

■ “패권 전쟁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

《일본의 몰락》에서 가장 강하게 남는 메시지는 제목보다 어쩌면 이 한 문장일 것이다.

“패권 전쟁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

세계 경제사는 이를 반복해서 보여줬다.

한 시대를 지배했던 기업과 국가도 기술혁명의 방향을 잘못 읽으면 빠르게 뒤처질 수 있다.

반대로 후발주자도 변화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새로운 강자로 올라설 수 있다.

일본 반도체의 역사는 그래서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의 중요한 위치에 서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 이야기일 수도 있다.

■ 일본의 몰락을 읽는 목적은 한국의 몰락을 막는 데 있다

일본이 실패했다는 사실에 만족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오히려 세계 최고의 제조업과 기술력을 갖췄던 나라가 왜 산업전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는지를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이 다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추진하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과거의 경쟁자가 미래에도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위험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성공에서 배우고,

일본의 실패에서 배우고,

일본의 재도전에서도 배워야 한다.

《일본의 몰락》이 우리에게 던지는 궁극적인 질문은 결국 대한민국을 향한다.

“지금 세계 정상에 있다는 사실에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다음 30년의 패권을 준비할 것인가?”

반도체와 AI를 둘러싼 세계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그리고 역사가 가르쳐주는 원칙은 분명하다.

영원한 1등은 없다.

변화하는 자만이 다음 시대의 강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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