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감자찌개의 돼지고기를 내 밥 위에 얹어주셨다.
제발,아버지.
나는 그것을 씹지도 못하고 꿀꺽 삼켰다.
그러면 아버지는 얼른 또 하나를 얹어주셨다. 아버지,제발.
비계가 달린 커다란 돼지고기가 내 얼굴을 하얗게 했다.
나는 싫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아버지는 물어보지도 않고
내 밥 위에 돼지고기를 얹어주시고.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함경도식 감자찌개 속의 돼지고기.
황인숙 시인의 시 「딸꾹거리다」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아버지는 묻지 않으셨습니다. 비계 붙은 돼지고기 한 점, 당신이 가장
좋아하시던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아끼는 것을 자식 밥에 얹는 손, 투
박하고 서툰 부정(父情)입니다. 아버지는 “먹어라”라고 말했지만,
속 뜻은 “너는 잘 살아라”였습니다. 아버지, 제발. 그땐 삼키기 힘들
었습니다. 이제는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깊은 사랑은 허락을 구하지 않습니다.
비계 붙은 한 점, 그것은 당신이 가장 아끼시던 것이었습니다.
하나님도 그러셨습니다.
가장 사랑하시는 아들을, 묻지도 않고 십자가에 죽게 하시고 우리 영혼
위에 얹어주셨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그 은혜를 다 받아내지 못합니다.
버거운 십자가 앞에, 오늘도 우리는 딸꾹거립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
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롬5:8)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