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어지럽히는 건 쉽지만 정리하긴 어렵다. 규정을 무시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지키긴 어렵다. 남들과 똑같은 걸 만들긴 쉽지만 개성
있는 무언가를 세상에 내놓긴 쉽지 않다. 더러운 걸 발견하고 침을 튀
기며 손가락질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입을 닫고 묵묵히 청소하는
건 아무나 하지 못한다. 편견과 혐오로 세상을 바라보는 건 쉽다. 하
지만 균형 잡힌 시선을 유지하기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이기주 저(著) 《보편의 단어》 (말글터, 178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쉬운 것은 손가락이고, 어려운 것은 무릎입니다.
남을 겨누는 데는 1초, 나를 꿇리는 데는 평생이 걸립니다.
선지자 나단이 다윗 앞에 비유 하나를 풀어놓았습니다. 부자가 가난한
자의 양 한 마리를 빼앗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다윗은 분노하며 “그
사람은 마땅히 죽을 자라”고 외쳤습니다. 남의 죄는 늘 그렇게 또렷이
보입니다. 그때 나단이 조용히 “당신이 그 사람이라” 했습니다.
다윗은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달으며 고개숙여 회개하였습니다.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다”라는 나단의 일갈은 외부를 향해 시퍼렇게
날 서 있던 화살을 비로소 내면으로 돌려세웠습니다.
세상엔 참 쉬운 일이 있습니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일입니다.
참 어려운 일이 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
닫지 못하느냐?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
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
에서 티를 빼리라.” (마7:3-5)
<강남 비전교회 / 한재욱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