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통신] ·일제강점기 울산 항일운동의 중심지였던 삼일회관이 중구 복산동과 북정동, 그리고 우정동 등 도심지 개발정책에 밀려 곧 철거된다는 소문과 함께 건물 이주설도 파다하다.
현재 삼일회관의 건물소유자는 과거 울산읍장을 역임한 고기업씨로 알려졌으나, 땅 소유주는 한국자산관리공사로 분류돼 있어 쉽사리 철거와 이전이 쉽지 않다.
울산광역시 중구 북정동에 위치한 삼일회관은 울산의 근현대사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3.1운동 직후 1921년 11월 27일 설립된 삼일회관은 100년이 지난 현재 울산의 역사를 생생하게 지켜 본 상징적 건물이다.
이 무렵 울산은 각 면별로 청년단체가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주민계몽을 위한 활동에 나서는데 이때 신축된 건물이 바로 삼일회관이다.
당시는 울산청년회관이라고 알려졌으나 언제부터 삼일회관으로 명칭이 바뀐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삼일회관은 건립 후 항일운동과 함께 울산 문화의 산실 역할을 했으며, 청년단체가 일제와 맞서 회동하는 비밀장소가 됐다.
언론을 통한 항일운동을 전개하며 왜경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울산기자협회가 창립모임을 가졌던 장소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항일단체인 신간회 울산지회 창립도 이 건물에서 태동됐다.
해방 후 건국청년단장으로 이 건물에서 활동했던 김태근(金兌根) 씨는 그의 저서 '함월산'에서 “삼일회관은 3.1운동과 조국광복 그리고 6.25 등 역사를 통해 때로는 민족의식 계발의 산실이었고 독립정신과 호국이념을 연마하는 도장이었다.
이 건물이 이렇게 울산사람들의 혈육이 결부된 오직 하나의 유산이기에 해방 후 울산에 발호했던 모리배들이 감히 이 건물을 삼키지 못했다.
이 건물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그리움의 요람으로 앞으로 울산의 문화는 이 회관의 역사를 배경으로 그 전통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일회관의 보존에 대한 울산시민들의 여론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폐허로 변한 삼일회관을, 한국동서발전(주)에서 재래식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창문 방충망 등 조명기구 교체시설도 현대식으로 바뀐 후 주변의 칭송이 자자하다.
한국동서발전(주)은 삼일회관에서 불과 2km 정도 떨어진 중구 혁신도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재 삼일회관 주변 건물은 대부분 철거돼 수년전부터 아파트 공사를 진행 중이며, 최근 이주를 통보 받았다고 회관건물 책임자인 최용삼 씨가 전했다.
울산 항일운동과 근현대사의 상징적 건축물인 삼일회관이 역사 속에 잊혀진다면 울산시민들의 미래도 묻혀질 수 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나오는 가운데, 삼일회관 철거를 안타까워하는 시민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최근 삼일회관의 보존을 위해 이 건물에 오랜동안 상주하던 김 모씨가 삼일회관 보존회장을 맡아 시민들로부터 관심밖의 대상이던 삼일회관의 역사알리기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